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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I T C H , K N O T ,
F R I C T I O N

사람들이 모이는 원인은 그들의 이상향을 좇는 것이고 결과를 통해 또 다른 이상향을 찾는 과정을 거치는 듯했다. 이러한 과정은 반복을 통해 질서를 갖추게 되었는데 반복에서 일련의 규칙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규모가 크든 작든 다른 집단과의 관계를 형성할 때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단체는 독자적으로 발생하는 것보다는 다른 단체와 맞서는 상황 혹은 흐름 속에서 발생하며 생성된 무리 저 마다 이상향ㅡ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미지를 구체화하기 위해ㅡ생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소재를 찾고 레퍼런스들을 들춰보던 중 우연히 매듭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다양한 목적을 가진 몇 가지 매듭법들을 소개받았다. 매듭이 묶이고 풀리는 과정들이 목적과 쓰임이 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길쭉한 선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맞닿아 있었다.

<HITCH, KNOT, FRICTION>은 거는 매듭, 묶는 매듭, 마찰을 이용한 매듭이란 말로 매듭의 특성과 용도에 따른 3가지 분류법이다. 모든 매듭법이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풀리고 엮이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매듭을 만들어 갈 것이다. 다른 작품은 매듭 용도에 맞춰 이름 짓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배를 닻에 고정시키는 Pile Hitch라는 매듭법을 “단단한 중심에”라 이름했다. 이전까지 시리즈마다 같은 제목을 지었고 사이즈와 배경색으로 작품들을 구분했다면 이번 작품엔 사람들이 무리 짓는 목적과 형태가 중요하다 여겨 각기 다른 제목을 지었다.

 작품 속 길쭉한 사람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도 있는 작품에서 우리는 지금 어떤 형태를 띄고 있을지ㅡ엉키어 있는지, 매듭짓는 단계일지, 이미 매듭지어져 있는지, 풀리고 있는 매듭인지 그러한 매듭들의 강도는 어떤지, 우리는 어떤 단계에 이르러 있는지 생각해보기를 권하며 작업 노트를 마무리 짓는다.

 

*코뮤니타스 속 우리들에게 순간적인 행복을 충만히 즐기고, 일시적인 고통을 아름답게 견뎌내길 응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작품을 통해 당신과 나라는 선이 만나 잠깐의 매듭을 가졌다. 우리가 엮었던 짧은 인연이 찰나의 순간이었다 해도 뒤돌아 봤을 때 단단히 묶였던 매듭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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